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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타임즈

KOREA, JUNE 2021

쿠바가 흐르는 시간, 사운드 오브 아난티

체 게바라, 헤밍웨이, 시가, 모히또,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에메랄드빛 카리브 해가 감싸 안은, 문명의 시곗바늘이 더디게 흐르는 그곳. <피플 앤 컬쳐>가 선택한 첫 번째 여행지, ‘쿠바’의 이야기다..

쿠바의 거리에는 음악이 흐르고

누군가 그랬다. 쿠바에는 동전 굴러가는 소리에도 춤을 추는 사람들이 있다고. 아바나 도시 곳곳에는 흥겨운 라틴 음악과 쿠바노들의 춤사위가 종일토록 끊이지 않는다. 6월 12일, 아난티 코드를 열정적인 쿠바의 거리로 만들어 줄 큐반&라틴 음악 DJ 세션이 펼쳐진다. 큐반 음악은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 위에 현란한 라틴 선율, 미국 재즈의 세련됨이 얹어져 우아하고도 재치 있다. 이날 아난티 코드에서는 큐반, 라틴 음악으로 활동해온 네 명의 아티스트가 각자 약 1시간가량 라틴, 큐반재즈, 보사노바 위주의 음악을 믹싱하여 제공한다. 신나는 음악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면 라운지&바 야외 테라스 에서 상큼한 모히또 한 잔을 곁들여 보자. 이날 하루만큼은, 기분 좋은 취기를 핑계로 어딘가 서투른 차차차와 살사 스텝을 살포시 밟아봐도 괜찮다.

구슬픈 반도네온 소리가 들려오면

어느 날인가 거리의 악사가 연주하는 반도네온 소리에 눈물이 핑 돌던 때를 기억한다. ‘손풍금’이라는 명칭으로 익숙한 반도네온은 주름진 파이프를 길게 늘리고 모으면서 공기를 넣어 소리를 내는 악기다. 파이프를 조절하는 압력과 방향에 따라 소리의 빛깔과 크기가 달라지는데, 끓어오르는 욕망을 표현하면서도 일순간 시치미 떼는 익살스러움이 특징이다. 6월 12일 오후,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를 필두로 한 ‘고상지 밴드’가 아난티 코드 잔디 광장에서 라이브 탱고 음악을 선보인다.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되는 규칙적인 리듬 위로 농염하면서 절도 있는 탱고 선율을 반도네온이 노래한다. 탱고는 본래 길 잃은 자들의 음악이다. 눈을 감고 음악이 안내하는 어딘가로 향해보자. 가다가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니까.

화려한 올드카 뒤 쿠바의 삶, 쿠바의 사람들

1919년 미국에서 금주령이 내려지자 수많은 미국인들은 쿠바로 향했다. 뜨거운 햇빛 아래서 럼주와 시가를 즐기고, 주말마다 차를 타고 해변으로 향했다. 천국 같던 미국인들의 일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얼마 후 미국 주도 하에 강력한 경제봉쇄가 펼쳐졌고, 공산품은 어떠한 것도 쿠바로 들어올 수 없었다. 쿠바 사람들은 혁명 전, 미국인들이 타던 올드카를 손수 고쳐 탈 수밖에 없었다. 쿠바 사람들에게 그것은 탈것을 넘어선 오랜 친구이자, 역사책이다.포토그래퍼 정정호가 쿠바에 처음 들어섰을 때 마음을 뺏긴 것 역시 형형색색의 올드카였다. 카메라 한 대를 챙겨 거리 곳곳을 누비며 올드카를 찍기 시작했다. 그러자 화려한 페인팅의 올드카 뒤로 쿠바의 풍경과 그곳의 사람들이 담겼다. 살롱 드 이터널저니는 <정정호 작가가 라이카로 담아낸 쿠바 의 삶과 쿠바의 사람들> 사진전을 개최한다. 시간이 멈춘 것만 같은 오래된 도시, 그래서 더 낭만 있고 매력적인 그곳의 삶과 사람들을 사진으로 더 가까이 만나보자.
<정정호 작가가 라이카로 담아낸 쿠바의 삶, 쿠바의 사람들> 사진전-6월 1일(화)~6월 15일(화)

헤밍웨이의 정신이 깃든 암보스 문도스 호텔

평생 여러 나라를 떠돌며 생활했던 헤밍웨이가 가장 오래 머문 곳은 놀랍게도 쿠바다. 바람이 선선한 이른 아침, 그는 글쓰기를 마치고 나면 낚싯배를 몰고 카리브해로 향했다. 파란 바다 위로 힘차게 뛰어오르는 새치와 한바탕 씨름하다 보면 집필과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가 말끔히 날아갔다. 헤밍웨이가 쿠바를 방문할 때면 언제나 올드 타운에 있는 ‘암보스 문도스 호텔’에서 묵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의 초반부를 집필한 곳 역시 이 호텔의 511호이다. 예술적 영감이 넘쳐나던 그곳을 살롱 드 이터널저니의 도서 코너에 다시금 재현했다. 오래된 타자기와 빈티지 도서 사이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 헤밍웨이의 대표작이 배치됐다. 헤밍웨이가 사랑한 쿠바를 담은 사진집, 쿠바에서 지내던 그의 인터뷰집 등도 마련됐으니 살롱 드 이터널저니에서 헤밍웨이의 놀라운 상상력과 예술 정신을 듬뿍 느껴볼 것.

모든 것이 어우러진 새로운 여행의 경험, <피플 앤 컬쳐>

<피플 앤 컬쳐>는 상품, 사람, 문화, 예술, 음악 등을 통해 아난티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가치 있는 취향과 색다른 여행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평면적인 이벤트와 공연의 틀을 벗어나, 다양한 장르와 카테고리를 넘나들며 신선한 아이디어를 더했다. 프로젝트의 일환인 ‘사운드 오브 아난티’는 DJ 세션 또한 하나의 예술로 여긴다. 디제잉은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언제든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그 순간에만 감상할 수 있는 창작물로, 아티스트와 관객 간의 양방향성 소통이 가능한 장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어우러진 새로운 여행의 경험, <피플 앤 컬쳐> 프로젝트는 올여름 아난티 코드, 아난티 코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틀에 구애받지 않은 풍성한 프로그램을 펼쳐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