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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타임즈

KOREA, FEBRUARY 2022

‘고백맛집’ 아난티
우리의 장면은 영화만큼 아름다우니까요.

영화 <어바웃타임>의 결혼식 장면은 예비 신랑 신부의 로망으로 꼽힐 정도로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남자 주인공 팀이 좋아하는 음악 ‘How long will I love you’가 서프라이즈 행진곡으로 흐르고, 정렬의 빨간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 메리는 환한 미소를 띠며 등장한다. 결혼식이 끝난 후, 밖으로 나온 주인공과 하객들은 강풍과 폭풍우가 쏟아지는 길을 비를 맞게 되는데 다들 행복하고 유쾌하기만 하다. 옷과 머리가 흠뻑 젖고, 피로연장의 천막과 케이크가 폭풍우에 부서지고 날아가는데 아무도 이 순간을 ‘망했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순간에도 사랑이 있다면 인생의 명장면을 남길 수 있다. 물론 영화보다 더 아름다운 순간은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고.

바다가 곁에 있다면 대답은 ‘Yes'

우리가 사랑을 고백할 때 공간이 주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콜롬비아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흔들다리처럼 높은 곳에서 고백을 하면 성공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를 ‘흔들다리 효과’라고 하는데 흔들다리에 서면 가슴이 두근거리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사랑의 수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였다. 평지나 콘크리트 다리의 경우엔 큰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바다’라는 존재 역시 마치 흔들다리와 같다. 바위를 부수며 강렬하게 쳐대는 파도와 끝이 어딘지 모를 광활함, 우리의 마음을 탁 트이게 만들어 아드레날린을 뿜어내게 된다. 특히 아난티 코브가 위치한 기장 바다는 그 모습을 자꾸 바꾸어 어딘가 모르게 우리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바다다. 아침에는 일광으로 강렬한 빛으로 반짝이다가, 태양이 머리 위로 올라오는 시간엔 파랑의 색을 찾아가며 에메랄드 빛의 바다가 된다. 그리고 오후 3시 즈음엔 가장 채도 높은 진한 바다색으로 변해있다. 이러한 자연의 변화는 지속적으로 마음의 설렘을 그려낸다. 이런 공간에서 사랑을 말한다면 고백 효과가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만약 지금 레스토랑에서 고백의 타이밍을 고민하고 있다면 ‘라메르의 낮’을 이용하길 추천한다. 식사를 하면서 바다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일출 시간에 조식뷔페가 진행되고, 런치에는 가볍게 코스요리와 와인을 즐길 수 있으며, 해가 조금 기울면 커피와 차를 마시기도 좋다. 라메르에서는 타이밍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루 종일 아름답기 때문이다.

사랑의 감정을 재부팅시키는 숲의 사계

사랑을 시작하면 유독 계절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아난티 코드가 위치한 가평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계절의 변화가 매우 큰 편인데, 그래서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나무가 많아 사계절을 스치는 나무의 변화 그대로를 바라볼 수 있는데 심지어 서울에서도 30분 정도 거리라 시원한 바람을 타고 드라이브를 오기에도 좋은 위치. 어떤 사람은 사람이 도시에 살면 점점 계절의 변화에 무감각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에 오면 여름에는 싱그러운 초록의 물결이, 가을에는 빨간색과 노란색, 주황색으로 물들어 가을을 완연하게 눈에 들어오고, 눈이 오는 겨울엔 숲 구석구석 새하얗게 변해 이국적인 숲의 모습에 잠자고 있던 세포들이 눈을 뜬다. 특히 아난티 코드 산책로 가는 길에 위치한 맥퀸즈 카페에는 숲의 사계가 온전히 머무는 곳이다. 일단 주변을 둘러보면 빼곡하게 들어선 100년 령 잣나무들, 들리는 것은 새소리와 계곡 소리뿐이다. 맥퀸즈 라운지에 들어서면 멋진 숲의 모습을 통창 너머로 볼 수 있는데 추운 겨울에도 따뜻하고 편안하다. 깊은 숲에서 포근한 산장 속에서 안정감을 느낀다면 자연스레 내 안에 숨어있던 사랑의 마음이 올라오기 시작할 것이다. 이때가 곁에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할 순간이다. “우리가 여기에 함께 있어서 행복해. 사랑해!”

그러니까 나홀로 벤치가 왜 여기서 나와

영화나 드라마 속 고백 장면들을 보면 종종 ‘저기 어디야?’ 하는 곳들이 있다. 보통 아무도 없는 곳에 나무 한 그루만 있다든지, 엄청난 산속에 둘러싸여 있는데 고즈넉한 오래된 다리 하나가 있다든지 하는 식이다. 요즘은 이런 곳을 발견하면 대부분 카메라를 먼저 든다. 하지만 금세 알게 된다. 이곳이 진짜 나의 기억 속에 담길 땐 공간 속에 내가 자연스럽게 스며 들었을 때라는 것을. 아난티 더 하우스존에서 바다를 향해 가까이 걸어가다보면 바다를 보고 앉는 벤치 하나가 나타난다. 마치 잠시 앉아서 이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가라고 말을 거는 것 같은 기분. 그림 같은 배경 속 벤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완충되는 기분이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면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중요한 대사를 쳐야할 것 같은 공간이랄까. 그래서인지 프러포즈를 하는 장면까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국적인 남해 바다가 펼쳐져 있고, 넓은 잔디 위에 단 하나의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는 이 순간, 눈을 마주치고 사랑의 말을 전하는 것이다. 어쩌면 남해 바다 앞 나홀로 벤치는 우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레디, 액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