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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타임즈

KOREA, SEPTEMBER~OCTOBER 2025

쁘아쏭의 TABLE엔 國籍(국적)이 없다

아난티 앳 강남의 레스토랑 ‘쁘아쏭’에 ‘보더리스 테이블(Borderless Table)’이라는 새로운 수식이 더해졌다. 이름은 그대로지만, 이 공간이 전하는 메시지와 감도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조용하고 익숙했던 테이블 위에 낯선 리듬이 깃들었고, 그 리듬은 도시의 장면들에서 출발했다. ‘보더리스 테이블’은 말 그대로 경계 없는 식탁이다.
전 세계 도시를 여행하며 수집한 기억과 공기, 빛의 색감, 거리의 소리 같은 것들을 감각적으로 조합해 하나의 테이블에 담는다는 개념이다. 도시마다 풍경이, 냄새가, 소리가 모두 다르다.
뉴욕의 속도와 긴자의 침묵, 방콕의 습기, 베를린의 질감, 파리의 낮은 태양과 서울의 밤 조도까지. 그 차이들은 요리의 방식이 되기도 하고, 테이블의 분위기를 구성하는 재료가 되기도 한다.
도시에서 가져온 기억과 감각, 그리고 국적 없는 방식으로 완성된 한 끼. 무엇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맛. 아난티는 그 다름을 정의하지 않고, 대신 바라보고 기억한다. 그리고 그대로 옮긴다. 낯설지만 명확한 방식으로.

한 도시에서 영감을 받은, 무국적 테이블
‘보더리스 테이블’이라는 이름은 메뉴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각 접시는 도시의 무드,
식재료의 온도, 문화의 단면들이 만나 완성된 작은 풍경이다. 조합은 익숙하지 않지만,
어쩐지 납득이 간다. 낯선 재료가 만나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예상하지 못한 맛의 흐름이 이어진다.

‘양갈비 장아찌 파스타’는 강렬한 풍미와 절제된 산미가 절묘하게 공존한다.
양고기의 묵직함을 한국식 장아찌가 부드럽게 잡아주며,고기와 절임, 파스타가 만들어내는 삼중주가 흥미롭다.
이국적인 재료와 익숙한 발효가 만나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간다.

‘낙지 고추장 파스타’는 재료만 보면 강하지만, 그 조화는 의외로 섬세하다.
이탈리아식 면의 구조 위에 한국식 매운맛의 여운이 흐르고, 맵고 짠맛의 공세보다는 여백 있는 매콤함이 남는다.
어느 도시에서도 보지 못한 방식이지만, 이상하게 익숙한 방식.

‘피쉬 타르타르와 쌈장’은 가장 의외의 조합이다.
생선의 투명한 맛 위에 한국적인 발효 의 깊이를 얹어, 낯선 나라의 시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로컬 요리처럼 낯익고 신선하다.

'바질 회 무침’은 날것의 산뜻함과 허브의 향이 부딪히며 입안에서 짧고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한식과 동남아,지중해가 어딘가에서 스쳐가는 순간.
익숙한 ‘회’라는 단어가 낯설게 다가오는 방식이 이 공간답다.

‘전복선과 무나물 온밥’은 뜨거운 기운을 품은 도시의 밤 같다.
섬세하고 깊은 맛, 무국적이지만 전통에 대한 경외가 묻어난다. 따뜻한 온기와 차분한 재료가 입안에서 천천히 풀린다.

이 외에도 모든 메뉴는 도시라는 영감을 재료로 삼되, 그 도시가 어디인지 굳이 말하지 않는다.
그저 한 끼 안에서 여러 도시를 오가고, 국경 없는 접시 위로 도시의 풍경들이 잇따라 펼쳐진다.

테이블 위의 감각은, 잔 위에서도 이어진다.
국적 없는 방식, 장르 없는 감각, 정해지지 않은 조합. 그 모든 것을 완성하는 건 테이블에 놓인 한 잔의 균형이다.
와인 리스트는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까지 감도 높은 페어링으로 준비했고, 도시적인 멋을 담은 위스키 베이스 칵테일은 향과 맛, 그리고 여운까지 채워준다.
가볍게 즐기는 하이볼 컬렉션과 과일, 한국식 재료로 믹스한 감각적인 칵테일은 식사의 리듬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의 자리를 위해, 증류식 소주와 청량한 생맥주까지 준비되어 있다. 익숙함과 새로움, 그 중간 어딘가에서 완성되는 식사의 마지막 한 컷.
이 테이블은 잊히지 않는 이유를, 마지막 잔까지 담고 있다. 여기서의 식사는 어떤 장르에도 속하지 않는다.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닿아 있다.
그게 바로 쁘아쏭 :보더리스 테이블. 익숙하지 않지만, 분명히 기억될 한 끼가 여기 있다.

주 소 | 아난티 앳 강남 2F 쁘아쏭
운영시간 | 월요일- 일요일
조식 07:30 - 10:30(Last order 10:00)
중식 11:30 - 14:30(Last order 13:30)
석식 18:00 - 21:00(Last order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