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아난티 타임즈

KOREA, OCTOBER 2021

ANANTI X NOH JIN SUNG

“오직 하나의 메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최고점에 위치한 하나의 메뉴가 있다.” 아난티 타운에 오픈한 아쁘앙에 대한 대중의 평가다. 단 하나의 코스 메뉴로 오픈한 지 3개 월 만에 미식가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아쁘앙. 그 중심에 있는 노진성 셰프를 만났다.

아난티 남해의 이터널저니 레스토랑 메뉴를 개편하고, 아난티 코브엔 셰프님의 요리를 코스로 만날 수 있는 아쁘앙을 오픈했죠. 아난티에서의 과정들이 어땠나요

한마디로 순탄치 않았습니다.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작은 레스토랑에서 저만의 요리를 보여주 다, 갑자기 아난티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각각의 개성과 특징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을 시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죠. 하지만 오너의 시선에서 각 플랫폼 전문성을 하나씩 정확하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메뉴를 줄이는 것이었죠. 좋은 메뉴가 많았지만 ‘이곳에는 이것을 먹으러 간다’라는 아이덴티티를 명확하는 것은 고 객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것이니까요. 아난티 에는 이터널저니, 다모임, 아쁘앙, 라메르, 라포레 등 다양한 큐브가 있어 각각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순간에는 선택의 순간이 있었을 것입니다. 처음 아난티에서 제안이 왔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솔직히 아난티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외식 쪽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트렌드를 잘 알지는 못했거든요. 하하. 하지만 아난티라는 브랜드를 알면 알 수록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어떤 외식 브랜드보다 혁신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엇보다 자연 친화적이죠. 그리고 저와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었던 부분은 무언가를 결정할 때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고 고민을 많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과거의 관행에 따르지 않고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직원 들과 소통하면서 해나가는 점이 좋았습니다.

현재 셰프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궁금해요.

한마디로 말하면, 고객이 경험하는 ‘느낌’이죠. 식재료가 최상의 컨디션일 때 입에 넣었을 때의 ‘즐 거운 느낌’, 재료와 재료가 섞어져 어우러지는 ‘밸런스의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서, 5만원 짜리 스시 코스의 재료와 20만원 짜리 스시 코스의 차이는 대부분 식재료의 컨디션으로 정해집니다. 재료가 자아내는 그 미묘한 느낌을 어떤 사람은 본능적으로 알 수도 있고, 학습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디테일한 맛을 알기 위해 학습하는 것도 음식을 즐겁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죠

본격적으로 메뉴 이야기를 해볼게요. 프렌치 7코스 중 4코스에 한식 메뉴가 있습니다. 이 흐름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전반적으로는 프렌치를 베이스로 하는 코스지만 우리는 한국사람입니다. 그래서 프렌치 코스를 모 두 끝낸 후에도 누군가는 ‘한식이 먹고싶다’, ‘얼큰한 국물이 먹고 싶다’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것이 양식에서 채워주지 못한 한국인의 식 생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간에 한식 코스를 넣었습니다. 밥과 국, 3개의 반찬이 프렌치 코스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죠. 프렌치 코스라 해도 다이닝 레스토랑에는 어떠한 규정된 장르는 없습니다. 다 양한 재료들이 함께 녹아들어 밸런스를 맞추고, 이 질감 없이 만족감을 줄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한식이 들어갔다는 것 말고, 아쁘앙이 다른 프렌치와 다른 점이나 특별한 점이 있다면요.

아쁘앙의 요리는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클래식하지만 무겁지 않은.’ 재료의 조합, 소스들 은 매우 클래식하게 접근하지만 조리법은 매우 현 대적인 요리기법을 사용합니다. 저는 저온조리를 자주 하는 편인데, 클래식한 재료의 기본은 가져가 지만 받아들여질 때는 무겁지 않게 다가가죠. 한식 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식이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데, 프렌치 코스와 이어지다보니 한식의 매운맛이 나 강한 단맛은 배제하고 밸런스를 유지합니다. 다 소 밋밋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밥에 곤드레를 넣는다던지, 야채를 그대로 볶은 반찬을 넣는 등 식 재료가 가진 풍미를 그대로 전하는 것이 특징이죠.

코스에서 굽기를 물어보지 않고 스테이크가 나옵니다. 고기 굽기를 묻지 않는다는 것에 다소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숙련된 전문가의 견해는 어느 분야이던 간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쁘앙에서는 저 와 주방 스텝들의 의견을 취합해 가장 추천하고 싶 은 스테이크의 굽기로 제공합니다. 미듐과 미듐 레어 사이의 굽기인데 만약 드셔보시고, 다른 변화를 원하신다면 고객님이 원하는 굽기로 요청하시면 됩니다. 단, 아쁘앙에서 제안하는 스테이크는 꼭 드셔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프랑스 현지에서는 ‘a point’이 ‘적당한, 알맞은’이란 뜻도 있지만 ‘미듐과 미듐 레어 사이’를 뜻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가장 알맞은 굽기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코스의 마무리는 미냐르디즈입니다. 디저트 후 미냐르디즈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다른 의미가 있나요?

많은 코스 메뉴 중 디저트의 비중이 적은 경우가 많은데, 아쁘앙의 코스 메뉴는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 트를 1:1:1의 비중으로 구성했습니다. 디저트를 먹고 휙 나가는 것이 아닌, 모든 식사를 마치고 미냐르디즈로 차 한 잔 마시며 여유로운 대화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냐르디즈는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 아난티에서 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아난티의 큐브에서 고객들이 지금보다 더 디테일 하고 완성도 높은 요리를 경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물론 지금도 맛있고 즐거운 메뉴들이 많지만 그것을 전문적인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죠. 또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회원제 레스토랑의 기획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프라이빗한 공간이 주는 특별함을 곧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운영시간
점심 12:00~15:00 / 저녁 18:00~21:00
Break Time : 15:00~18:00 / 매주 화, 수 휴무
문의 051 604 7266

이용안내
1. 아쁘앙은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2. 당일 예약 및 변경은 불가합니다.
3. no show 방지를 위해 1인당 예약금이 발생합니다.
4. 6세 이상부터 입장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