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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타임즈

KOREA, OCTOBER 2021

“The check points”
Art + Tech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시장 현황과 전망을 안내하고 분석해주는 거래소나 애널리스트가 있는 체계화된 시장과는 달리 그야말로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것이 미술 투자다. 어려운 투자 환경 속에서 스스로 정보를 찾아 헤매야 하는 험난한 투자라는 생각에 누구나 그 시작 자체가 망설여질 것이다. 미술 투자에서 수익을 기대할 정도의 검증된 작품을 구입하기 위해 꽤 많은 예산을 계획하고 있다면, 시험 삼아 도전해 볼까 하는 섣부른 시도는 무모한 치기로 끝날 수도 있다. 미술 투자에 앞서 이러한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 꼭 알아 두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작품 가격을 결정 짓는 요인들

미술품을 감상하는 ‘눈’과 미술품을 사기 위한 ‘눈’은 체크 포인트가 다르다. 미술품을 사야 한다면 작품 자체로서의 투자 가치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작품의 가격을 결정짓는 정보는 작품 옆에 게시된 캡션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 유통 시장 형성 작가군 (BLUE CHIP ARTISTS)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작동되는 시장에서는 작가명, 재료 및 기법, 작품 크기, 소장처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제작 연도에 따라서도 가격 차이가 난다. 작가에 따라 다르지만, 구작에 우선순위를 두는 경우가 많다. 김환기 작가의 경우 50년대 구상 작품이 가장 높은 가격대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2016년 이후부터 70년대 전면 점화가 가장 높은 가격대로 올라섰다. 더불어 한 작가가 제작한 총 작품 수를 파악하는 것도 향후 가격을 예측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주요 갤러리나 미술관 전시 출품작, 주요 카탈로그에 실린 작품에 대해서는 가치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주는 요인이 된다. 서명의 유무 또한 진위 문제뿐만 아니라 가격 책정에서도 중요한 사안으로 작용한다.

· 동시대(컨템포러리) 작가군 (EMERGING ARTISTS)
단지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만 가격을 평가할 수 없는 신진 작가 및 생존 작가의 시장은 상대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한 불안전한 시장이다. 작품이 계속 공급이 되고 있기 때문에 작품 자체뿐만 아니라 작가의 주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갤러리, 작품 활동, 제도권에서의 평가 등 지속적으로 변화 가능한 구조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활동하던 작가가 갑자기 작품 활동을 중단할 수도 있고, 작품 스타일이 갑자기 변화할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하여 작가 이력이 흔들릴 수도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렇게 불안정한 신진 작가의 작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위험성이 적다는 것이다.

진입 장벽이 높은 미술 투자의 간접 경험이 가능한 ‘분할 지분 투자’

‘미술품이 투자 가치가 있다고 하지만, 어떤 작가의 작품을 어디서 어떻게 사야 하는 걸까?’, ‘적정 가격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믿을 만한 정보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

이러한 난제들을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소액으로 접근 가능한 분할 지분 투자를 통해 간접적인 훈련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분할 지분 투자는 초기 투자 금액을 낮출 수 있으며, 투자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구매 수요가 많을수록 구입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 또한 커지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높은 작품에 투자가 가능하다.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질 수 있다. 물론 분할 지분 거래를 운영하는 회사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주목할 만한 미술품 소액 분할 지분 투자 거래사로는 아트앤가이드, 아트투게더, 테사 등이 있다.

아트앤가이드의 지분 구매 단위는 10만 원, 100만 원 선이며, 1인당 최대 구매 수량 제한을 모집 전에 공지한다. 지분 보유 기간은 1-3년 정도이고 높은 수익률을 기다리지 않고 일정 선에서 매각을 단행한다. 소유권 확정 시점은 작품 공동 매각 종료 시점이며,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최초 지분 구매자는 직접 양수인을 지정하여 지분을 양도할 수 있다. 공동소유권 거래 이력은 블록체인으로 관리되고, 거래 장부인 블록체인 플랫폼 이더리움에 기록된다. 아트앤가이드의 홈페이지에 안내된 9월 1일자 누적 거래 현황을 보면, 총 공동구매 횟수 92회, 총 공동구매 금액 14,369,800,000원, 총 매각 작품 수 51점, 총 매각금액 4,040,450,000원 평균수익률 26%, 평균 보유기간 278일이다. 아트투게더 역시 홈페이지에 거래 현황을 공지하여 관심 있는 대중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를 오픈하고 있다.

테사는 테사 서비스를 통하여 작품을 분할 소유할 수 있으며, 앱을 통해 작품 소유자의 지분 소유권을 다른 사람과 거래할 수 있다. 구매 단위는 유동적이며, 공모 가격은 경매데이터 기반으로 책정된다. 보유 기간은 1~2년이다. 테사가 모든 소유권을 매입한 상태에서 팔기 때문에 일종의 지분 계약으로 이해되며, 카카오 클레이튼을 사용한다. 거래 수수료는 1%로 책정되어 있다.

올해부터 시작된 미술 시장 호황으로 미술품 분할 지분 거래사의 퍼포먼스 역시 매력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신규 투자자들의 관심도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투자자들은 분할 지분 투자로 간접 투자 수익을 경험해 볼수록 내가 지분을 구매한 그 작가의 작품에 대한 가치를 알고 싶을 것이다. 미술품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투자 대상인 미술품이다.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결국 미술품 자체를 공부하고 분석하는 단계가 필요한 시기를 만나게 될 것이다.
글 / (주)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대표 이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