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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타임즈

KOREA, AUGUST 2021

"Dynamic" Art Price, Art World.

예술이론의 첫 번째 수업은 대부분 “예술은 무엇인가?”에서 시작한다. 지금의 예술은 더욱 대중 속으로 들어가 있는 듯하다. 비평가나 딜러, 큐레이터가 대중을 선도하는 것이 아닌 대중이 좋아하는 쪽으로, 대중이 선택한 작품에 대해 언론이 조명하고 전문가가 비평을 하는 지금의 흐름을 부정할 수 없다.

정통 미술 시장에 불어온 ‘수상한 바람’

2021년 1월 물방울의 작가로 잘 알려진 국민화가 김창열의 작고 이후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제작된 물방울 전 시리즈가 가파른 가격 상승을 보이며 미술시장 호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현재의 미술시장은 그야말로 뜨겁다. 눈에 띄는 가격 상승 기류는 기록으로 확인된 김창열의 전작 시리즈에도 있겠지만, 오랜 시간 매각 타이밍만 기다려온 이우환의 <조응 correspondance> 시리즈에서도 두드러진다. 2007년 3억 5천만 원에 최고가를 찍은 이후 1억~2억대에 머무르면서 상승 기미를 찾지 못했던 <조응> 150호가 2021년 6월 경매에서 7억 4천만 원을 기록하였으니 말이다. <다이얼로그> 시리즈에 비해 한참 저평가되었다는 평가를 받아 온 <조응>시리즈. 이 시리즈의 가격 상승 호기를 이끈 것은 신규 유입된 수요들이었다. 새로운 세대는 신중하게 좋은 작품을 선별해내겠다는 태도로 구매를 결정하는 기존의 컬렉터들의 태도와는 다른 양상이 두드러진다. 새로운 정보전달 방식, 감상 방식, 구매 결정방식, 미술품을 사는 이유, 투자에 대한 개념은 기존과는 다르다. 이들의 ‘그 림 수집’은 일종의 게임이자 놀이이며, SNS를 활용하는 젊은 세대의 구매 패턴은 기존의 미술품 구매 방식 자체를 과감하게 뛰어넘고 있다. 거대한 자금력을 가지고 말이다.

미술품에 대한 투자 트렌드 ‘소유가 아닌 공유’

미술품 구매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초기 투입자금 단위가 크기 때문이었다. 모든 미술품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소위 투자 가치가 있는 작품들은 그 단위가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초기 투입 자금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도 투자가치가 높은 미술품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미술품 분할 지분 보유 방식이다. 간단히 말하면 고가의 미술품을 다수가 분할 소유하는 것이다. 즉, 미술품 분할소유권 거래사가 공동구매자들에게 미 술품 처분에 대하여 의사결정 권한을 주고 미술품을 매각하는 것으로 ‘공유’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미술품 분할 소유에 대한 투자방식은 플랫폼에 올라간 작품을 공동구매하여 지분을 갖는 방식과 다른 사람이 구매한 미술품 지분을 구매하는 2차 거래가 있다. 플랫폼의 수익구조는 제각각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공동구매 대상 작품을 선정한 후 플랫폼에 올리면서 수수료를 얹어 차익을 실현하거나, 미술품 지분이 거래되면서 발생하는 수수료일 것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미술분할 소유 플랫폼은 5개사(아트앤가이드, 테사, 피카 프로젝트, 데일리뮤지엄, 아트투게더 등)로 대부분 2018년부터 검토되기 시작하여 2020년 본격화되고 나름의 개별성을 지니면서 성장하는 추세이다.

미술품 거래의 새로운 화폐, NFT의 등장

앞서 말한 미술 시장에 불어온 새로운 투자 바람의 중심에는 ’NFT’가있다. NFT란 예술품, 게임,스포츠카드, 사이버재산, 메타버스 등 거의 모든 것을 디지털화 할 수 있는 특별히 암호화 된 토큰을 말한다. 언어와 정보망으로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으며, 특히 가상화폐의 등장은 가상세계에서 거래되던 디지털 이미지들의 거래 단위를 더욱 확대시켰다. 무제한으로 확대 재생산될 수 있는 디지털 이미지 중 단 하나의 원본에 NFT를 부여하고, 이 원본의 소유자는 블록체인에 기록됨으로써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유일한 원본의 소유주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지난 몇 개월 동안 NFT는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며, 적어도 현재로서는 디지털 아트가 앞 으로 수집되고 거래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다. 이제 디지털 아트도 수집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는 데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며, 이는 포스트 모던에서 멈춰 있던 미술사의 다음 페이지를 조금씩 그려 나가고 있다. 글 / (주)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대표 이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