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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타임즈

KOREA, MARCH~APRIL 2023

당신은 ‘디테일’을 볼 수 있나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The devil is in the detail)’는 서양 속담이 있다. 같은 의미로 쓰이는 '신은 디테일에 있다(The God is in the detail)'라는 말도 있다. 디테일에 숨어 있는 ‘악마’와 ‘신’. 두 존재는 각각 극명해 보인다. 예상컨대 만들어 내는 자는 ‘악마 같은 디테일’ 때문에 고통스럽고, 경험하는 자는 ‘신의 디테일’ 덕분에 감동 받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눈앞의 대상을 향해 ‘디테일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그 분야에 전문성을 지녔거나, 감정이 흔들렸거나, 스치는 것들을 유심히 관찰하는 눈을 가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디테일은 첫인상에 느낄 수 있는 경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디테일은 한 번의 시선으로는 느낄 수 없다. 자세히 보아야 알 수 있고, 아는 만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말하고 싶다. 아난티 플랫폼에서의 경험을 완성하기 위해 우리는 악마같은 고통스런 시간 속에서 디테일을 위해 끝까지 노력해 왔다고. 그래서 그런 ‘디테일’까지를 포함해 아난티를 바라봐 주면 좋겠다고. 신이 주는 디테일의 감동을 충분히 느껴 달라고. 지금 당신이 아난티에 있다면, 몸으로 느껴지는 작고 사소한 ‘하나’에 큰 의미를 부여해도 좋다고 말이다.

Detail 1.

Draw Clothes : 유니폼은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학교에는 학교를 대표하는 교복이 있다. 스포츠 선수들은 각 팀마다 같은 선수복을 입는다.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항공사, 은행, 패션업 그리고 서비스의 최고점인 호텔에도 당연히 유니폼이 존재한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유니폼의 세계에는 나름 보이지 않는 ‘급’이 있다. 사람이 입는 옷이니 만큼 멋지고 예쁜 좋은 거!도 있지만, ‘급 높은’ 고품격 유니폼은 일단 직원들이 불편하지 않은 것은 기본, 브랜드 철학을 잘 녹여내야 하며,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섬세하게 생각해야 한다.

아난티에서는 하나의 유니폼이 나오기까지 무려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가장 먼저 유니폼이 필요한 큐브 의 공간과 서비스의 특성을 조사하고 유니폼 컨셉 회의가 시작된다. 컨셉 회의는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유니폼 그 자체로 브랜드 철학을 표현하고, 공간과도 가장 잘 어우러지게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다. 이후 일러스트 시안 작업이 완성되면 그제서야 원단을 고른다. 원하는 원단으로 샘플을 제작하고, 착용감과 디자인이 마음에 들 때까지 샘플 작업을 진행한다. 마무리는 수십 번의 세탁 테스트다. 매일 입어야하는 유니폼이 세탁으로 쉽게 변형된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아난티의 직원들이 입고 있는 유니폼은 모두 이러한 디테일한 과정을 거치며, 설계부터 인테리어까지 참고하여 만들어진 퀄러티 높은 결과물이다. 이 모든 작업은 아난티 호크아이팀에서 진행하는데, 6개월이라는 시간이 말해주듯 그들에게 ‘빨리빨리’, ‘대충대충’이란 단어는 없다. 오직 디테일을 위한 노력으로 재미있고 편안한 유니폼이 완성된다. 더운 여름 아난티에 간다면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해보이는 트로피칼 디자인의 유니폼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유니폼은 보이는 것 만큼이나 소재의 시원함, 통풍을 가장 중요시했으며, 아난티의 자연을 모티프로 바다와 식물을 접목시켜 디자인했다. 크레용 드 이터널저니 유니폼은 ‘상상은 현실이 된다’, ‘창의력이 폭발하는 곳’이라는 느낌을 살려 알록달록한 크레용 패턴으로 디자인해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살롱 드 이터널저니 센스룸에서는 연구원 가운과 흡사한 옷을 입고 있는 직원을 볼 수 있는데, 고객의 취향을 연구하고 전문적으로 제안하는 안내자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캐비네 드 쁘아쏭 유니폼을 제작할 때 재미있는 썰 하나를 풀자면, 한참을 고민해도 풀리지 않던 디자이너의 꿈에 갑자기 디자인 패턴이 그려져 일어나자마자 잊혀질 새라 부랴부랴 작업을했다는 후문. 이렇듯 아난티의 유니폼에는 저마다의 디테일한 이야기가 많다.

Detail 2.

Eternal Scent : 눈을 감으면 더 선명해지는 여행의 기억

프랑스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어느 겨울날 홍차에 마들렌 과자를 적셔 한입 베어 문 순간, 어릴 적 고향에서 숙모가 내어주곤 했던 마들렌의 향기를 떠올렸다고 한다. 그리고 프루스트의 머리에 펼쳐진 고향의 기억은 그의 대표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집필로 이어졌고, 이후 향기가 기억을 이끌어내는 현상을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부르게 됐다. 아난티가 아난티 만의 향을 개발한 것도 이러한 ‘여행의 기억’ 때문이었다. 아난티의 공간에서 맡았던 향기를 일상에서도 맡는다면 우리의 하루는 얼마나 더 아름답고 다채로워질 수 있을까. 향으로 아난티를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은 이어졌고, 끊임없이 도전해 아난티만의 향을 탄생시켰다. ‘오직 아난티 앳 강남에서만 경험하고 기억할 수 있는 향은 어떤 향일까?’ 아난티는 조향사가 만든 브랜드 빌라에르바티움과 함께 오랜시간 아난티 앳 강남의 공간을 경험하고, 수많은 시간 속에서 향을 완성해 나아갔다. 그리고 끌레어드 룬(clair de lune)이라는 아난티 앳 강남의 무드가 녹아든 독보적 향수가 탄생했다.

너무 많은 곳에서 향이 뿜어져 나오는 것은 지양했고, 정해진 공간에서만 향기가 전달될 수 있길 원했다. 그래서 아난티 앳 강남에서는 특정한 공간 내에서만 향기가 온전히 머물 수 있도록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 ‘전기식 아로마 발향기’를 개발하기까지 했다. 디테일은 우리가 원하는 목표가 뚜렷할 때 비로소 실현된다. 아난티가 향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 아난티의 친환경 어메니티를 개발하면서 아난티 시트러스 향이 완성되었고, 이 시트러스향을 여행의 시작과 끝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차량용 방향제를 만들었다. 이 차량용 방향제는 비닐 포장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세라믹에 향을 뿌려서 사용하는 형태로 만들었는데, 이런 노력의 결과로 어메니티와 차량 방향제는 디자인 특허를 받기도 했다. 이렇듯 아난티의 향은 ‘공간의 상상’에서 나온다. 눈을 감았을 때 비로소 아난티를 더 강렬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말이다.

Detail 3.

To the basic : 기본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디테일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깨끗하게 차를 관리하는 ‘디테일링 세차’가 요즘 고급 차주들 사이에서 인기다. 디테일링 세차의 시간이 일반 세차보다 3배는 더 걸리고, 비용은 4~5배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예약이 늘 꽉 차있다. ‘디테일링’에 집중하는 모습은 아난티 하우스키핑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사실 일반적인 호텔 업계는 ‘청소’라는 영역을 단순한 노동 업무로만 여기고 관리자를 제외한 인력을 외주 협력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난티는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는 하우스키핑팀의 정규직 임직원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 말은 확신과 자긍심을 가지고 자신만의 커리어를 키워 나가는 장인 정신으로 청소를 한다는 얘기다. 하우스키핑팀은 객실에 대해서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교육을 받은 후 현장에 투입된다. 공간을 잘 알고, 직접 만지는 것까지 익숙해져야 비로소 관찰(디테일)이 가능하다는 철칙이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별로 객실 구조와 가구, 마감재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제품 구성도 달라 관리하는 객실에만 사용하는 도구와 전문 약품만도 50여 가지나 된다. 체크아웃과 체크인 사이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눈에 보이는 정비를 책임지는 것은 물론, 고객이 직접 열어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샤워부스 트랜치 안쪽까지 깨끗하게 청소하기 때문에 디테일링 하우스키핑의 정석을 보여준다. 객실 규모가 큰 아난티 더 하우스의 경우엔 2인 이상 투입되며, 2시간 넘게 정비한다. 정비가 끝나면 인스펙터가 고객의 시선으로 객실 청소상태, 가구, 침구의 정리정돈 상태, 악취 유무, 객실 체감온도 등을 철저하게 점검하며 마무리한다. 아난티 하우스키핑의 디테일은 ‘호기심’에서 나온다. 매번 똑같은 방법과 순서, 같은 도구와 약품들로 객실을 정비하면 정비 능력은 과거에 머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본을 지키되 작은 도구 하나부터 더 나은 방향,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매뉴얼의 중요성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3년 후, 5년 후, 10년후에도 그 매뉴얼이 통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