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아난티 타임즈

KOREA, OCT~NOV 2023

여행의 기억을 간직하는 5가지 방법

스마트폰 속 사진첩에 가둬두기엔 여행의 기억은 너무나도 다채롭다. 뜨거운 여름을 지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 좋은 이 계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나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빛나는 여행의 순간을 붙잡아보는 건 어떨까.

물건에 담긴 여행의 추억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여행지별 로 수집한 물건을 통해 여행의 추억을 간직하는 것이 다. 도시마다의 특색이 담긴 마그넷, 우연히 손에 들어 온 어떤 것, 여행지에서의 기억이 담긴 물건들에는 아 주 강력한 힘이 있어 언제든 꺼내보기만 하면 여행의 추억이 생생하게 떠오르게 만들어준다. 꼭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열차 티켓, 식당 의 영수증, 미술관의 카탈로그 등 정말 사소하고 쓸데 없는 것들도 그 순간을 떠오르게 하기에 충분하다

Tip. 여행이 끝난 후 포토 앨범에 여행지에서 수 집한 종이, 영수증, 티켓 등을 정리해보자. 영수증과 티켓은 시간이 지나면 잉크가 날 아갈 수 있기 때문에 앨범에 넣어 보관하면 더욱 안전하게 오래 간직할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말고 필름 카메라

디지털은 편리하지만 아날로그가 주는 매력은 분명히 다르 다. 여행의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간직하고 싶다면 스마트 폰 카메라 대신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보자. 필름 카메라의 매력은 아무것도 아닌 일상적인 풍경 속에서 찾아내는 각 별한 장면에 있다. 보통 필름 한 통에 36장 밖에 찍지 못하 기 때문에 이 순간을 꼭 남겨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가장 아름답게 남길 수 있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신중하게 셔터를 누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진의 결과 보다는 그 순간에 더 집중하기 마련이다. 또 사진을 찍는 데 에서 끝이 아니라 현상과 인화의 과정을 거쳐야 그 결과물 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꿈만 같았던 여행이 끝나고 현실로 돌 아와 살다가 그 순간의 사진을 돌려받았을 때 예기치 못한 선물을 받은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Tip. 낯선 필름카메라에 선뜻 도전하기 어렵다면 일 회용 필름 카메라에 도전해보자. 가볍고 저렴한 데다가 초보자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필름 현상소 ‘필름로그’에서는 서울, 부산, 제주 등 전국 곳곳에 필름카메라 자판기를 설치해 24 시간 필름과 업사이클링 카메라를 구매할 수 있 도록 운영하고 있다. 자판기의 위치는 필름로그 인스타그램(@filmlog_official)에서 확인할 수 있다.

Playlist 여행 갈 때 듣기 좋은 노래

여행을 가기 전 그 곳에서 들을 플레이리스트를 준비해 보자. 방법은 간단하다. 낯선 여행지를 머릿속으로 상상 하며 분위기와 풍경을 그려보고, 어울릴만한 음악을 선 택하는 거다. 그리고 실제로 상상했던 그 장소에서 음악 을 듣게 되었을 때의 감동과 희열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여행이 끝난 뒤 한 번씩 그 플레이리스트를 꺼내 들으면, 지난 여행의 순간이 그림처럼 펼쳐지며 어느새 그 순간으로 다시 한번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Tip. 직접 노래를 고르기 귀찮다면 플레이리스트 맛집 유튜버 '때껄룩' (@takealook.)을 추 천한다. 때껄룩의 플레이리스트는 구체적인 상황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노래들로 구성되 어 있어, 여행을 하다가 그때 그때 분위기에 맞게 찾아 듣기 좋다.

몸에 새겨진 감각은 또렷한 기억으로 남아

배우 정유미는 2016년 한 잡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좋아 하는 향기를 소개하며 향수를 통해 여행지 에서의 일들을 추억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후로 그녀의 ‘향수 기억법’을 따라 여행 을 떠날 때면 향수를 구입해 여행지에서 의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처럼 향기를 통해 과거를 기억해내는 일을 ‘프루스트 현상’ 이라고 부르는데, 후각은 그 어떤 감각보다 빠르고 확실하게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준다고 한다. 꼭 향수가 아니더라도 호텔의 어메니티를 수집한다거나, 인상적인 향 기를 글로 묘사해 간직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여행의 순간 을 회상할 수 있다.

Tip. 아난티 코브와 빌라쥬 드 아난티의 ‘센트 바이 아난티’에서는 다양한 향기를 체험하고 나에게 맞는 향을 처방 받을 수 있다. 센트 바이 아난티 는 아이덴티티가 명확한 향수 브랜드 위주로 큐 레이션되어 있어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없던 특별 한 향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가 그린 여행 그림

여행지의 풍경들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것도 여행을 기 억하는 좋은 방법이다. 마주치는 다양한 장면들을 손 끝 으로 담으며 여행지에서 느낀 순간의 감정을 기억해보 자. 여행 드로잉이 사진이 다른 점은, 주위에 있는 대상 이나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을 그림으로 그리기 위해 더 깊고 천천히 관찰하며 느린 시각으로 풀어낸다는 것이 다. 직접 내손으로 그려가며 묘사하다 보면 자연스레 매 순간 더 디테일하게 관찰하게 되고, 나만의 개성을 담아 색다르게 표현할 수 있어 오히려 여행지를 더 깊이 추억 할 수 있다.

Tip. 여행 드로잉 초보자라면 전문가의 그림을 많 이 보고 참고하는 것이 나만의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작가가 있다면 원데이 클래스나 워크샵을 들어보는 것 도 추천한다.
- 루이스 @banhj_lewis01
애니메이션 & 필름 페인터
- 찰리 @usk_charlie
열정적인 어반스케처이자 여행가
- 어슬렁 @traveldrawing
과학 문화 기획자이자 어반스케처, 저서 '어슬렁어슬렁 여행 드로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