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후 개인전 《불이(不二)》

길 후 개인전 《불이(不二)》

불교 경전인 『유마경』에서는 대립을 떠난 경지를 ‘불이(不二)’라 부릅니다.
선과 악, 빛과 어둠, 내 것과 내 것 아닌 것의 경계가 사라져 일체 평등한 경지가 불이의 의미입니다.
번뇌가 즉 보리이고, 보리가 즉 번뇌라는 뜻이며 [煩惱卽菩提], 생사와 열반에 구분이 없음을 뜻합니다.

길후

길 후는 1961년 부산에서 태어났습니다.
1988년 계명대학교 회화과 졸업 후 1996년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2005년 SAC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여 같은 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포항시립미술관(포항), 송장당대문헌전시관(베이징) 등 국내외 기관에서 개인전을 선보였으며,
2014년에는 베이징 화이트 아트박스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했습니다.

《불이(不二)》

길 후는 만물의 근원과 감각의 영역을 초월하는 정신성을 수십 년간 탐구해 왔습니다.
고요한 깨달음의 순간을 담은 미륵불의 초상부터 세상의 창조적 에너지를 그려낸 유화, 이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조각까지
하나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해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매체와 스타일의 작품을 관통하는 그의 예술적 화두는 바로 ‘깨달음’에 자리합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 불학에 정진한 그는, 특히 불교에서 최고의 경지라 일컫는
‘위없는 완전한 깨달음[無上正等覺]’을 시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깨달음의 세계를 우리는 ‘불립문자(不立文字)’라 합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교리나 언어로 진리를 헤아릴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수천년 간 여러 방편을 통해 이를 문자화하고 시각화해 왔습니다.

길 후의 예술 세계 또한 언전불급(言詮不及)한 깨달음의 세계를 표현하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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